‘행복의 스피드’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114분, 2021년 11월 18일 개봉, 박혁지 감독, 출연, 이가라시 히로아키, 이시타카 노리히토 등 클래스 전체 관람가
행복하지 않을 줄 알았던 참이었어. 뭘 해도 반갑지 않고 즐겁지 않고 다운돼 힘에 부친다 싶을 무렵 짝꿍은 자신이 본 영화 한 편을 추천해줬다. 무심코 힐링하기 좋은 영화래. 안타깝게도 힐링이나 마음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아 계속 영화 찾기를 진심으로 거부했다. 나 말고는 스스로에게 내리는 처벌이었다. 나는 행복할 권리도 의무도 없대. 그러다가 스스로를 단토하지 않으면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보라고 다시 권유받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영화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해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을 다 밀어내고.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 보는 심산이었다.

해발 1,500m 천상의 화원오재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감성과 풍경을 좋아한다. 이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일본 배경에 일본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한국인이 감독했다는 이유도 있다. 왜, 왜? 라는 의문이 먼저 떠오른다. 이제는 사라진 것 같은 직업이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도 신기하다.
그들은 별로 말이 없다. 그저 묵묵히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게를 잴 뿐이다. 7080kg의 짐을 짊어지기 위해 이대로 괜찮은지, 짐을 제대로 실었는지 가늠하는 데 매우 집중했다.

더 유능한 봇카는 100km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끝없이 펼쳐진 평야일 텐데 이것도 산허리쯤 될까. 잘 모르겠어. 설명이 별로 없어서. 그냥 이렇게 걸어가다 보면 목적지까지 닿았을 거야. 짊어진 짐이 가벼워지는 어느 순간이 오지 않을까.
일본 보카 청년대표인 그는 베테랑 보카 선배에 비하면 다리가 느리게 다쳐 숨을 내쉬며 땅만 보고 걷는다. 자신과 함께 시작한 젊은이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버티고, 버티고. 선배들보다는 많이 느리지만 앞발을 양보하면서 제 속도로 걸어가기로 한다.

멍하니 오제를 걷지 않는 날도 있다. 아들과 함께 오제를 걷고 어느 산장에서 하루 묵으며 밤하늘을 바라본다. 별이 내리는 밤 아들과 함께 올려다보며 별을 세어본다.
아는 숫자를 다 세어도 셀 수 없는 별들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항상 그곳에 있는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감자 삶고 얼음 넣은 음료 마시면서 땀 식히며 나누는 담소가 소소하고 별거 아닌데. 자기만의 속도로 걷다가 만나는 사람들은 정말 소박하고 꾸밈없고.그리고 줄 서서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봇카는 자신만의 걸음걸이로 걷고 짐을 짊어지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헬기를 띄우면 금방 도착하지만 보카들은 자신의 속도를 따라간다. 겨울 내내 보드카들은 일이 없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야 비로소 봇카의 발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것. 오제습지를 걷는 보카는 6명. 그들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면서.안녕이라고 말하면 아쉬워…돌이켜보면 그래, 다음에 보자.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 가지 않은 길 위에 발을 딛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행복의 속도.<행복의 속도> 영화는 정적으로 흐른다. 오로지 자신만의 속도를 걸으며 땀 흘리는 모습만으로 자신이 흘리는 땀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면 풍경이 보인다. 얼룩이 없는 자연 속 생명체에서 감각이 되살아난다. 그래서 힐링이 된다고 했던가? 스토리 없이 끊기는 장면이 계속되기도 하지만 그런 장면의 의미를 굳이 깨물어서는 안 된다.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면서 자신만의 속도로 걷으라고 하니까.지금 나의 속도는 어떤지 씁쓸하게 되돌아보게 된다.무엇보다도 일본의 오제습지에 가보고 싶다.오제가하라 | 트래블 재팬(일본 정부 관광국) 오제가하라는 고도 1400m에서 1700m 사이에 위치한 일본 최대 고지 습지입니다. 오제 습지는 하이킹족은 물론 과학자, 식물학자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www.japan.travel오제가하라 | 트래블 재팬(일본 정부 관광국) 오제가하라는 고도 1400m에서 1700m 사이에 위치한 일본 최대 고지 습지입니다. 오제 습지는 하이킹족은 물론 과학자, 식물학자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www.japan.travel행복의속도 감독 박혁지 켄이가라시 히로아키 이시타카 노리히토 개봉 2021.11.18.행복의속도 감독 박혁지 켄이가라시 히로아키 이시타카 노리히토 개봉 2021.11.18.행복의속도 감독 박혁지 켄이가라시 히로아키 이시타카 노리히토 개봉 2021.11.18.